제목: 길 위에서 부르는 거룩한 노래
성경: 사도행전 20:1~16
일자: 2026-08-02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의 숨 가쁜 여정을 기록한 것처럼 보입니다. 에베소에서 마게도냐, 헬라, 드로아, 앗소, 밀레도까지 이어지는 도시들의 이름이 줄줄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여행 기록이 아닙니다. 바울의 발걸음은 로마 제국의 심장을 관통하며, 세속 권력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하나님 나라의 정치적·영적 행진이었습니다.
1. 위기 속에서도 곁으로 다가가는 정치 – 파라칼레오
에베소의 큰 소동이 끝난 직후, 바울은 제자들을 불러 권면합니다. 여기서 ‘권하다’라는 단어는 헬라어 파라칼레오, 곁으로 다가가 위로한다는 뜻입니다. 세상의 정치는 명령하고 굴복시키지만, 성령의 정치는 상처받은 자 곁에 서서 격려하는 정치입니다. 위기 속에서도 바울은 성도들을 안아주며 공동체적 돌봄을 실현했습니다.
2. 밤샘 강론과 부활의 위로 – 디알레고마이
드로아에서 바울은 밤새도록 성도들과 대화하며 말씀을 나눕니다. ‘강론하다’라는 단어는 디알레고마이, 곧 ‘대화’입니다. 권위주의적 선동이 아니라 질문과 응답, 깊은 토론을 통해 교회를 세워가는 민주적 소통의 정치였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청년 유두고가 피로에 지쳐 창틀에서 떨어져 죽습니다. 이름은 ‘행운아’였지만, 제국의 피로 사회 속에서 그는 불행한 현실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바울이 그를 끌어안자 성령의 능력으로 생명이 회복되었습니다. 제국이 죽인 자를 성령의 정치가 살려낸 것입니다.
3. 홀로 걷는 길 – 페제우오
13절에서 바울은 동역자들을 배에 태우고 자신은 홀로 앗소까지 걸어갑니다. ‘페제우오’라는 단어는 단순한 도보가 아니라, 고독한 결단을 의미합니다. 권력과의 대결을 앞두고 하나님과 깊이 독대하기 위해 바울은 홀로 걷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오순절까지 예루살렘에 이르기 위해 사적인 안락함을 절제하고, 사명의 긴박함에 집중했습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의 인생도 하나의 긴 순례길입니다. 때로는 폭력적인 정치의 자리, 때로는 피곤한 밤중, 때로는 홀로 걸어야 하는 고독의 길을 지나야 합니다. 그러나 그 길 끝에는 우리를 맞아주실 참된 왕,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위기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합시다. 세속의 피로 사회 속에서도 말씀의 대화와 부활의 위로를 나눕시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도 홀로 걷는 고독의 자리를 지켜 하나님과 독대합시다. 바울이 로마로 향하는 길 위에서 하나님 나라의 정치와 복음을 노래했듯이, 우리도 오늘 이 세상 속에서 거룩한 노래를 부르며 걸어갑시다. 그 길 끝에서 우리를 안아주실 참된 왕, 예수 그리스도를 기쁨으로 대면하는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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